정기신(精氣神)이란?


정기신이란 음양의 조화에 의해 각각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이합집산의 묘를 말한다.

그냥 떠다니면 음양의 조화에 의해 기가 형성되지만 기를 정련하여 가공처리 하다보면 정(精)이 되었다가 기(氣)가 되어지고 기가 되어졌다가 신(神)이 되어진다.

그리고 이 셋은 하나로 통하기도 한다.

의미를 둔다는 것은 획일화된 시선에 변화를 주는 일이며 이름 없는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여 생명을 불어넣는 시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정기신에 따로 의미를 두고자하는 것은 기의 정련을 통해 가공처리 하다보면 단순히 기의 축적으로 인해 에너지덩어리가 넘쳐나는 것이 아니고 내면에 잠든 영혼을 일깨워 뇌성벽력이 천지를 뒤흔드는 것처럼 획기적이고도 참을 수 없는 일탈이 온몸을 엄습해 들어오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기도 하다.


사실 선도에서 말하는 정기신의 최고 과정들은 한편으론 수선스럽고 점잖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청정이란 단어만 보아도 청정하면 그 이상의 청정은 찾아볼 수 없듯이 “지극함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본연임을 알고 그리고 다만 알맞을 뿐이다.”라는 채근담의 격언을 들추지 않더라도 그 극에 이르면 오히려 차분해지고 더 이상의 진전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현상들을 너무 추켜세우거나 마치 그 이상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수선을 떨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차면 넘치게 되어있고 넘치면 다시 환원되어질 수밖에 없는 세계를 가지고 마치 자신만이 최고의 절정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유혹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세상을 조금만 오래 살다보면 다 아는 일처럼 바위나 고목이 아닌 이상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일은 당연한 일이며 산속이 아니라 그 이상의 침묵 속에서도 흔들리게 되어있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침묵이라고 해서 정적인 상태로 있다고 생각해서는 큰 오해이다. 침묵 속에서도 동적인 흐름은 지속되며 음양이전의 형태를 지니지 않은 모든 침묵이나 고요는 동적인 흐름 속에서 정중동 동중정의 모습으로 서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마치 자신은 절대의 고요 속에서 흔들림 없이 요지부동처럼 사는 것으로 오인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자신만 가장 고결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죄인처럼 취급하게 하여 이 세상을 악의 소굴로 정의한 후 자신만이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한 성자들 속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자연의 순리가 굴레 속에서 돌아가듯 늘어나는 인구 속에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위로 인해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믿기만 하면 사후에 모든 것이 보장되는 것처럼 오해를 사게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또한 일부의 선각자 중에는 자신만 가장 고결하고 남들은 다 속인으로 취급하거나 죄인으로 취급하는 일이 생겨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러한 일들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본다.


살다보면 말 몇 마디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잠시 위로를 해주거나 어떤 획기적인 변화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삶은 그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아무리 선각자들일지라도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삶도 제대로 간수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 책임지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무모한 짓에 불과하다고 본다.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다보면 자신이 책임져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알아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목숨만 붙어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가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없으며 꿈과 이상처럼 그렇게 살다가 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있을 수 없다.

이는 산속 깊은 곳에 사는 도인들을 비롯하여 아기에 이르기까지 타고나면서부터 죄를 등에 지고 나왔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를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죄의 경중을 따져서 조금은 덜 짓고 사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100% 청정한 상태의 사람을 발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점을 명심하고 정기신이란 하나의 에너지 덩어리가 축적되어져 차고 넘치는 과정 속에서 평소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상들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