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중단전)란?


논리적인 정(精)이 변하여 기(氣)가 형성되는 곳이 중단전이다.

기는 마음이 자리하는 곳이며 우주와 연결력을 갖고 언제든지 안과 밖을 드나들 수 있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또한 느낌조차도 마음을 통하지 않는 곳은 없으며 마음이 통하는 곳에 느낌이 통하기도 한다.

중단전은 물리적인 기와 논리적인 기의 중간에서 중심을 잡고 중용의 위치에 서있지만 우주와 통한다는 점에서 신이 위치한 상단전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꽃을 피우기위해서는 줄기와 뿌리가 필요하듯이 중단전은 줄기에 해당되고 뿌리는 하단전 꽃은 상단전에 해당된다.

줄기는 뿌리와 꽃을 연결해주는 강력한 매체이며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시켜주는 운영체제인 윈도우즈 98이나 XP와 같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또한 컴퓨터에 있어서 운영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의 건전한 만남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통해 속도감과 활용성면에서 항상 최첨단을 향해 달리고 있기도 하다.


만약에 마음이 없었다면 이 둘의 만남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며 설령 만났다하더라도 건전한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웃에 살면서도 벽을 두고 사는 관계로 전락하고 말았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음은 서로의 인연을 찾아 적절한 관계가 되도록 중매역할을 해주고 자신은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음덕을 쌓는 것으로 만족하며 이 둘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성사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중도를 지키는 일은 어떻게 보면 힘든 일이지만 마음은 이 둘의 만남을 위해 모든 정성과 성실을 통해 인과의 인연을 맺도록 발 벗고 나서기도 한다.


마음에 대한 속성을 분석하다보면 알다가도 모를 묘한 존재로 비치기도 한다.

마음은 잡으려고 하면 더욱 멀리 달아나고 놓으면 다가와 안부를 묻는 그 태생이 궁금할 정도로 갈피를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옳은 일이더라도 마음이 옳지 않다고 하면 옳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더라도 마음이 옳다고 판정을 내리면 옳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마음이 결정을 내리면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우선은 마음 가는 데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선악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마음 가는 곳마다 자리를 함께하기도 한다.

마음이 존재하는 세상은 마음 따라 복잡다단해져가고 그 형상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모든 형상이 마음먹은 데로 이루어지거나 흩어지게 된다.

이는 마음이 마음을 따라잡지 못하는데서 연유하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방랑끼를 갖고 태어난 마음이기에 한곳에 오래도록 머무르지 못하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선각자들은 마음을 잡아두려고 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허공에 띄워놓고 원격조정장치인 리모컨으로 조정해가며 잡아두기보다는 마음이 지나다니는 길목(통로)에 앉아 통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도 하다.

마음을 잡겠다고 평생 방랑자처럼 떠돌아다녀보아야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일찌감치 잡기보다는 조정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것이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중단전은 구미 혈이라는 자리에 위치하면서 인사성 밝은 아이처럼 우주와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주고받기도 한다.

우주와 인사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내면으로 통하는 데가 있다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음양의 이치가 기로 변하여 그 자체로 통하고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우주에는 기가 충만하고 전기성과 자기성을 지닌 기로 인해 숨죽이며 깊이 잠든 고요를 깜짝 놀래키며 깨우기도 하고 또 야생마처럼 날뛰는 형상들을 잠재우기도 한다.

고요한 듯 하지만 충동적이고 충동적인 듯 하지만 고요한 성질을 지닌 기이기에 그 향방은 예측할 수가 없다.

또한 나아가고 물러서는 법도 잊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기야말로 모든 만물의 근간에 서서 밑에서부터 위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이 미치지않은데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할 수밖에 없다.


중단전은 깨달음의 방이라고도 불리며 뿌리에서 줄기를 거쳐 상단전에서 꽃을 피우지만 그 본원적 깨달음은 의식이전의 세계인 마음에서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가끔씩 중단전과 상단전의 위치를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위치상의 변화보다는 그 자리에서 내포하고 있는 뜻만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다.


중단전은 위아래를 연결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남모르는 고민에 빠져들기도 한다.

위아래를 오가며 연결력을 갖도록 주선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성 심인성 질환에 시달리기 딱 좋은 위치에 있기도 하다.

한두 번 잘못된 것을 짚어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실수를 자주하여 간섭해야할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아무리 우주 같은 마음을 지닌 중단전이라 할지라도 속으로는 응체되고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심인성 질환에 시달려야하는 고충이 생겨나기도 한다.

수련이 깊어질수록 중단전에 적체된 심인성 질환은 천년동안 쌓인 체증이 확 뚫리는 것처럼 말끔하게 가시고 기혈이 막혀 꼼짝달싹 못하던 환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것처럼 우주를 박차고 뛰어나가기도 한다.


중단전은 마음이 자리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침묵을 주관하며 고요의 극점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주처럼 넓은 포용력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곳이기도 하다.